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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맞벌이 돌 아기 키우기. 육아휴직 복직 1개월 후 생활.
    Day by day/육아 Diary 2019. 10. 2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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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으뉴가 태어난지 거의 16개월.

    그리고 으뉴엄마가 복직한지 1개월이 되어간다.


    한달동안 느낀점이라면... 

    1. 하루빨리 생산직에서 서비스직 전환 프로젝트를 실시해야겠다는 점

    2. 이러니 애를 안낳고 안키우지... 애키우기 정말 힘들다. 

    이정도이다.


    솔직히 나같은 사람의 경우에는 아기 키우기 참 좋은 환경이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다른 사람에 비해서 고민거리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벌이하면서 아기 키우기... 정말 힘들다.

    불현듯 예전에 보았던 다큐 한편이 생각난다. 워킹맘의 하루를 보여주었던 다큐인데, 어쩜 나의 생활과 이리도 똑같은지 모르겠다.


    다큐 - 으뉴와 으뉴엄빠의 하루

    [6:20 AM]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옆에 곤히 자고 있는 으뉴는 엄마아빠가 준비하는 20분 동안은 더 잘 수 있다.

    대충 머리만 물에 헹구고 말리는둥 마는둥 하고 바나나 하나로 아침을 때운다.

    어느정도 준비가 되면 으뉴가 자고 있는 방문을 열고 약간 소음을 만들어둔다. 스스로 일어나길 바라면서...


    [6:40 AM]

    혹시나 스스로 일어날까 기대했지만 으뉴에게 7시가 되기 전인 동녘이 막 터오르기 시작하는 새벽은 가혹한 시간이다.

    엄빠가 자고있는 애를 붙잡고 옷을 갈아입힌다. 자고있는 자기를 건드리는 누군가가 으뉴는 매우 짜증스럽다. 

    칭얼거리다가 잠이 깬다. 잠시 목만 축이고 바로 바나나 하나를 먹는다. 그래도 달달한게 들어오니 기분은 조금 좋아진다.

    잠시 엄빠와 장난칠 시간도 없이 가방 챙기고 차로 간다.


    [7:00 AM]

    차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간다. 다행히 직장어린이집이라 아침 일찍부터 맡아준다.

    아파트 안에 어린이집이 있긴 하지만 오전 8시30분 부터 받아준다고 하여 일찌감시 마음을 접었다.

    직장어린이집이 있긴 하지만 회사와 거리가 제법 떨어져있다. 그나마 동선이 가까운 아빠가 애를 태우고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엄마와 이별을 하고 가는동안 젖병에 담긴 우유를 카시트에서 혼자 먹는다. 처음에는 잘 먹더니 요즘은 차에서 먹는 우유가 별로인 모양이다.


    [7:25 AM]

    눈뜬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엄마와 이별을 하더니 이번엔 아빠와 이별이다.

    이제는 좀 적응이 되었는지 싫어하는 기색이 조금 있을뿐, 울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지만... 옆에 애를 버리듯 놓고 뛰어가는 다른 아이 엄마를 보면서 아빠도 마음을 다잡는다.

    요즘은 그래도 바이바이 하면서 손도 잘 흔들어줘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

    어린이집 아침은 통합반으로 운영한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출근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른아침과 늦은 저녁은 당직제로 운영된다.

    아침에 형아 누나들과 같이 통합반에서 시간을 보낸다.


    [9:00 AM]

    오전간식 시간.

    우유나 바나나를 먹은날은 괜찮지만, 그것조차 거부했던 몇일이 있었다.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넘게 공복으로 있을 것을 생각하면 뭐라도 싸서 보내야되나 싶다.

    그러나, 선생님도 아이 하나하나 챙기면서 따로 먹을것을 주기에 여력이 부족할듯 싶다.


    [Day time]

    각자의 반으로 돌아가서 담임선생님과 또래친구들이 있으면 한결 낫다.

    늘 고마운 선생님은 언제나 으뉴를 잘 보살펴주신다. 

    키즈노트 어플에 으뉴의 하루에 대해서도 글을 올려주신다. 

    그걸 보면서 하루 근황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4:00 PM]

    으뉴엄마가 퇴근할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도 회사에 일이 많다.

    4시에 퇴근하고 4시반에 찾으러가면 으뉴가 통합반으로 가서 형아들과 있지않아도 된다.

    그러나 시간이 점 점 늦어진다. 엄마 마음도 초조해지고 아빠도 마음이 초조하다. 

    상황봐서는 아빠가 빨리 퇴근할 준비를 해야한다.


    [5:00 PM]

    엄마 퇴근이 더 늦어질 모양이다. 엄마한테 연락을 받은 아빠가 칼퇴를 하고 으뉴를 데리러 간다.

    퇴근시간은 늘 차가 많이 막힌다. 빨리 나온다고 나왔지만 이미 도로는 차가 꽉 차있다. 지름길 골목길 다 찾아가면서 1분이라도 빨리 가려고 노력한다.


    [5:30 PM]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으뉴는 어린이집 통합반에서 형들이랑 놀고있다.

    처음에는 형들 사이에서 치여 아무것도 못하고 선생님한테 안겨만 있었는데, 요즘은 조금 많이 좋아졌다.

    놀이기구도 타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고 있다. 

    그러나 창문 밖으로 아빠가 보이면 울먹거린다. 왜 이리 늦게 왔냐고 원망하는 것 같다. 꼭 한번 안아주고는 선생님께 인수인계를 받는다.

    그날의 특이사항 잘한점 칭찬해줘야할 점 등등... 늘 선생님은 그날의 잘한 점을 하나씩 이야기 해주신다. 오늘도 칭찬해 줄 이야기거리가 하나 생겼다.


    [6:00 PM]

    집에 도착했다. 어린이집을 들렀다가 퇴근하니 퇴근길이 1시간이다. (물론 출근길도 50분이다.;;;)

    옷 갈아입을 시간은 없다. 빨리 저녁밥을 준비해야한다.

    새벽에 예약취사 해 둔 밥을 꺼내고 밥을 한다.

    매우 미안하지만, 인스턴트나 레트로토 식품을 이용할 때가 많다. 음식을 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져버리기에...

    엄마가 퇴근했다.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음식 위주로 준비해서 엄마가 저녁을 먹인다.

    어른밥은 이제 준비 시작이다.


    [7:00 PM]

    어찌어찌 끼니도 다 해결했다.

    이제 으뉴와 놀아줄 시간... 하루종일 일하고 왔지만 그래도 으뉴와 함께 보낸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집에서 놀아주던가 산책을 나가던가 마트를 간다. 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늘 행복하다.


    [8:00 PM]

    씻고 잘 준비를 한다.

    늘 씻을때는 한바탕 울음잔치를 벌인다. 욕조에 들어가면 잘 노는데 그 전 과정까지가 너무나도 험난하다.

    다 씻고 우유 한잔 마시고 침대에서 또 논다.

    결국 잠든 시간은 9시 30분. 


    [9:30 PM]

    이제 어른들의 시간이다. 밀린 집안일을 한다.

    조용히 청소도 하고 설겆이도 해야한다. 그래도 여유가 조금 있을때는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도 작성한다. 

    하루는 24시간인데 회사에 쓰고 으뉴와 붙어서 케어하고 나면 나에게 남는 시간은 거의 없다. 

    자기개발을 하려면 잠을 줄이거나 집을 벗어나야한다. 여력이 없다.


    [00:00 AM]

    내일은 일찍 퇴근해야지 서로 다짐하며 잠자리에 든다.



    어린이집. 우리는 그래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다.

    으뉴는 직장어린이집에 다닌다.

    그래도 와이프가 대기업에 다니는데다가 어린이집 원생 모집이 여직원 자녀 우선이라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직장어린이집의 장점은 아침에 일찍 받아주고 저녁에 늦게 찾아올 수 있다.

    어린이집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아침 7시 ~ 저녁 7시가 가능하다.

    물론 저렇게 풀타임으로 아이를 맡겨두면 여러모로 아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 정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선생님대 원생 비율도 좋다. 1세반 선생님 한분에 아기 3명이다. 선생님 컨디션이 좋아야 아기도 잘 봐주시는 법.


    만약 직장어린이집이 없었다면... 등하원 도우미 아주머니를 썼어야 했을거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어린이집? 좋은 곳은 기본 대기순번이 2자리수이다. 국공립으로 알아보면 3자리수이다. 그것도 맞벌이 가점 받아서...

    들어보니 원생비율에 대한 기준을 안지키는 곳도 많다고 하더라.



    그러나... 너무 힘들다.

    아침 등원 시키는데 50분, 저녁 하원시키는데 1시간 걸린다. 애가 없을때는 출퇴근 15분씩만 하면 되던 길이다. 

    직장어린이집이 장점도 있지만 위치가 아주 큰 단점이다. 엉뚱한 곳에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보니 등하원 시키기가 너무 힘들다. 아무렴 이번 전세 끝나면 그 동네로 이사갈 계획 중이다.


    비상상황이 많이 생긴다.

    예기치 못한 회식. 공장 Trouble 발생으로 인한 야근. 갑작스런 조사. 

    아직까지는 적당히 잘 해결해왔다. 둘 중 하나는 퇴근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둘 다 퇴근이 안된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애만 집에 데려다놓고 다시 출근해야하나? 늘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주변에 도와줄 할머니 할아버지나 친척도 없다. 타지에서 일하는지라 친한 친구도 없다. 어쩌지...


    애가 아프다. 그러면 난리가 나는거다.

    어린이집에서 호출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애 데려가라고...

    입원해야한다. 그러면 휴가를 써야한다. 회사 스케쥴 조절하고 재택근무 아니 병원근무를 하던지 어떻게든 해결해야한다.

    이번달 초 이미 후두염으로 5일간 입원하며 엄마아빠는 휴가를 각 1개씩 썼다. 그나마 연휴기간에 아파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


    자...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하면서 둘째를 낳으라고???

    우리나라 인구정책은 근본부터 잘못되었다. 돈을 억만금을 퍼부어서 현재같은 정책을 운영해봤자 절대 젊은사람들은 애를 안낳을거다.

    특히 맞벌이해야하는 중산층에 들지 못하는 중산층이 되고싶은 젊은 부부들...

    일을 하면서 아이도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데, 지원금 10만원 20만원 이따위 푼돈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솔직한 말로 그 돈 없어도 되고 있어도 티도 안난다.

    어렵겠지만 아기를 키우면서도 일 할 수 있는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정책이 필요하다. 

    굳이 자신의 삶에서 열심히 살고있는 할머니 외할머니가 아기를 보기위한 은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정책.

    사기업도 공무원처럼 아기를 어느정도 키울때 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법적인 구속.

    줄 서지 않아도 보낼 수 있는 양질의 어린이집 확충.

    이정도가 되지 않으면 맞벌이가 이제는 보통이 되어버린 이 세상에서 애 낳을사람은 점점 줄어들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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