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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신혼여행/스위스] Day.9 눈보라속의 융프라우요흐와 라우터브루넨
    Travel/Europe 2016. 6. 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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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그린델발트에서의 두번째 아침


    첫날 실패한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 오르기 재도전이 걸려있는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바로 하늘을 보는것이죠. 맑은가? 구름은 적은가? 올라가도 되겠는가?



    오늘하늘은 청명해보입니다. 하늘 색깔이 어제와는 사뭇 비교가 되도록 엄청나게 푸르고 높네요.

    아침부터 들뜬 기분을 안고 융프라우 요흐에 갈 채비를 서두릅니다.





    <참고>

    이건 융프라우요흐 웹캠 영상이에요.

    미리 알았더라면 인포메이션 이모한테 날씨확인 부탁을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되었을껀데...

    다른 영상들 또한 동신항운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어요

    http://www.jungfrau.co.kr/jungfrau/webcams.asp


    물론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걸로 확인이 가능한지... 그래서 또 다시 인포메이션에 가서 날씨 확인을 부탁드렸구요...




    그런데 오늘도 별로랍니다. ㅠㅠ 못볼꺼같다고 이야기 하시네요. 하지만 단서를 하나 붙이는게 날씨가 수시로 변한다면서... 희망고문을... 킄...


    고민하다가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냅니다. (뭐 딱히 참신한 아이디어는 아닌거같지만...)


    일단 중간 정착역인 클라이네샤이덱까지만 기차로 올라가고, 거기서 하늘 상황을 주시하다가 올라갈지 그냥 내려올지를 결정하자!!!


    물론 이렇게 되면 구간권을 발급받아야되기에 저희가 가져온 동신항운 할인쿠폰을 못쓰는건 물론이고 융프라우요흐에서 먹는 맛있는 신라면을 공짜로 얻어 먹을수도 없게 되는 비극적인 일이지만... 그래도 클라이네샤이덱까지만이라도 가는 표를 끊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굉장히 멍청한 행동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판도라가 상자를 열지말라는 상자를 열었다가 닫으면서 그 안에 남겨진 하나... 바로 희망이죠 이 희망이라는 것이 사람을 이리도 미련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칙칙폭폭 하늘을 향해 올라갑니다. 

    나무가 조금씩 사라지고 점점 눈이 지면을 뒤덮습니다.


    그걸 알고있었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타기위해 기차를 오르더군요. 

    유럽사람들은 참 좋은환경에서 스키를 탄다 싶었어요. 그것도 4월초까지...




    고도가 어느정도 올라가니 이제는 푸른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눈으로 뒤덮혔어요.

    만년설이 있는 곳이 가까워지다보니 날씨도 점점 쌀쌀해집니다.




    드디어 도착한 클라이네샤이덱.


    여기서 융프라우로 올라가려면 다시 한번 빨간색 기차로 갈아타야하구요.

    그냥 내려갈꺼면 라우터브룬넨 쪽 기차를 타고 내려가야해요. (융프라우 대신 뮤렌이라도 볼 계획이었거든요)

    결정의 순간입니다.


    하늘은 미친듯이 맑은데 맑은데 맑은데.....






    맙소사... 저기가 융프라우 요흐라네요....

    다른곳은 다 청명하기 그지없는데 저곳만 저 상태라니... 말도 안됩니다. 어찌 이런 시련을...




    그래도 저 위에 가면 혹시 뭐라도 볼수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다시 품어봅니다.

    그리고 다음 기차시간까지 하염없이 저 위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혹시나 구름이 개지 않을까... 하면서요






    제 착각이 아니죠? 그래도 아까전보다는 많이 맑아졌어요. 짙은 구름도 사라지고 점점 날씨가 개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 신부는 그냥 내려가자는 입장... 저는 그래도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입장... 

    결국 제가 고집을 부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구름이 걷히는 기세로 봐서는 올라가서 볼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라고 주장하면서 융프라우요흐 표를 끊었어요.

    제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차를 탑승합니다.

    제발 1시간뒤 도착할 때는 구름이 다 걷혀있어라 제발...




    기차가 바로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게 아니고 중간에 정거장을 몇개 거칩니다. 뭐 특별한게 있는건 아니고 뷰포인트라서 멈추는거에요.

    창이 있고 그 바깥으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있거든요

    Eigerwand라는 정거장에 도착해서 바깥경치를 보러 뛰어갔어요




    분위기 좋아!! 맑습니다.

    이 분위기 이어서 올라가면 왠지 맑은 스위스를 내려다볼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이 옵니다 기운이 와..




    또 다시 기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정류장에 5분정도 더 정차합니다. 

    기차 문이 열리며 찬 공기가 사정없이 들이닥칩니다. 콧끝에 감도는 냉기를 맡으며 기대에 부풀어서 창가로 달려가는데...




    띠로리......

    눈보라 시작... 뭐가 좀 보이는거 같긴한데 한없이 뿌옇습니다. 아무것도 안보여요... 

    스위스의 대자연도 청명한 하늘도 다 안보입니다. 그냥 눈보라 그 자체.


    이때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했어요. 올라가면 그쪽은 또 방향이 조금 다르니 괜찮을꺼라고...

    전망대에서 스위스 국기 앞에서 사진을 찍겠노라...




    융프라우는 저 아저씨가 책임자로 철도를 만들었다는데 정말 개고생을 한 것 같더라구요.

    오면서 본 사실인데, 스위스인이 철도 구간을 만든게 아니고 이탈리아인들을 동원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정말 저 추운곳에 저걸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도 대단하고, 그걸 완성해 낸 사람들이 더 대단한 것 같아요.




    마침내 도착한 융프라우요흐

    탑 오브 유럽 

    유럽의 하늘 3571M의 융프라우 요흐에 도착했어요


    솔직히 아까전 정류장부터 숨이 차기 시작했는데, 정말 높이 올라오긴 올라왔나봅니다.

    힘껏 숨을 들이마셔도 뭔가 답답하고 먹먹함이 느껴집니다. 이런것이 바로 고산병이라는건가??

    보통 고산병이 2,000~3,000M 사이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좀 무리해서 뛰어다니면 잘못하다가는 쓰러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밖으로 본 모습은 그냥... 허옇습니다. 안개 안에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스핑크스 전망대 나가보지 않을 수 없다 하여 미친놈처럼 한번 뛰어나가봤습니다.



    정말 아무아무아무아무것도 안보여요. 국기대 쪽으로 뛰어나가다가 얼핏 뒤를 돌아봤는데 입구가 안보일때의 그 공포란 ㅋㅋㅋ

    미친듯이 추워서 머리카락은 얼마 안되는 시간에 얼어버렸어요.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데 그래도 영상에서만 보던 그곳을 짐작하며 국기대와 절벽 앞까지 가보고 돌아왔어요. 그래도 융프라우 정복! 




    저희같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내려가야 할 불행한 관광객들을 위해서 융프라우요흐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어요.




    일단 얼음동굴!!!

    높지 않아서 180도 안되는 저같은 루저도 허리를 숙이고 다녀야 할 곳이 많답니다.




    다양한 얼음조각들도 있구요. 얼음 속에 인형도 얼려서 넣어두고...

    좀 춥긴하지만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스위스프랑 동전을 넣어서 관광기념주화를 만드는 기계

    우리나라였으면 화폐법 위반으로 잡혀갔겠지만 여기서는 SFr. 2와 0.2를 넣으면 잘 눌러서 만들어준답니다.


    스위스 융프라우 요흐 기념품은 이것으로!!!




    기념품샵과 초콜렛 가게도 있어요.

    6개인가 샀는데 한번 먹어보라고 2개를 더 주시더라구요. 좋은 전략인거 같았어요. 굳이 안사도 되는걸 사게 만들다니...

    (쿱에도 파는걸...)



    이렇게 융프라우요흐에서의 관광이 끝났어요.

    마지막으로 융프라우요흐 스탬프 찍는 곳이 있는데... 원래는 스위스 관광객들에게 주는 기념품인 융프라우여권(?)에 찍어야 하는데 전 그냥 진짜 여권 꺼내서 도장 쾅쾅 찍어버렸어요.


    나중에 출국하는데 출국심사대 아저씨가 보고 비웃더라는...




    다시 클라이네샤이덱을 향해서 내려갑니다.

    내려올때는 그 많은 정거장들 다 그냥 지나치고 곧장 내려와요.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왜 하필 저 위만... 엉엉...




    클라이네샤이덱을 거쳐서 반대 방향인 라우터브루넨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어요.

    저 아래 라우터브루넨이 보이네요.

    라우터브루넨으로 온 이유는 바로 마을에 있는 폭포와 뮤렌이라는 아름다운 시골마을에 가보고 싶어서였어요.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저게 타우바흐 폭포랍니다. 괴테가 저 폭포를 보고 너무 아름다워 시를 썼다고 전해지는 그런 곳이에요.

    걸어서 10분?? 20분?? 정도만 가면 도착할 수 있어요.




    다만...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폭포에 가까이 가보지 못했어요.

    저기도 입장료가 있는데, 저날은 쉬는날이더라구요... 치사하게...


    아무래도 4월 스위스는 비수기 of 비수기라 누릴 수 있는게 굉장히 제한적인 것 같아요.

    일단 그 유명한 피르스트도 폐쇄되어있었고, 인터라켄의 정경을 볼 수 있는 하더쿨룸도 정비기간이에요... 게다가 폭포까지... 아쉽네요.


    그래도 좋은점이라면 사람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없어서 정말 한산하다는거죠




    폭포 앞쪽은 공동묘지가 있어요. 

    으스스한 그런 공동묘지가 아니고 굉장히 예쁘고 잘 꾸며진 정원같은 공동묘지였어요. 그날은 마을 주민들이 나와서 묘지에 꽃을 심고 계시더라구요

    본격적으로 봄 맞이 준비를 하시는거 같았어요.




    동네 곳곳에 피어있는 들꽃들.

    정말 평화로운 마을이었어요. 오히려 그린델발트보다 더 포근한 마을 같아요.






    마지막으로 사진찍기 명소인 교회 + 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끝으로 오늘의 일정은 여기까지로 정했어요.

    뮤렌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숙소로 돌아왔답니다. 좀 더 바삐 움직이며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곳에서 조금은 천천히 느긋하게 있고싶었어요.


    나중에 다시한번 방문한다면 녹음이 짙푸른 여름에 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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