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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드디어 출산. 새로운 가족 체리.
    Day by day/육아 Diary 2018. 7. 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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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가족 1살 체리


    드디어 체리가 처음 빛을 보게 되었다. 

    엄마 뱃속에서 280일에서 단 2일을 뺀 278일 만에 세상구경을 한 것이다.


    처음 체리를 봤을땐, 양수에 퉁퉁 불어있는데다가 좁은 문을 통과하느라 고생을 했는지 일그러진 두상 그리고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빽빽 울어대는데도, 세상 사랑스럽다. 이게 내새끼란 말인가.

    도무지 예쁘다고 볼 수 없는 모습인데도 너무나도 귀엽고 뭔가모를 꿈틀함이 가슴한구석에서 생겨난다.

    탯줄을 자를때는 이제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겼다는 무거운 마음도 한편 자리잡히기도 했다.

    (요즘은 가위가 좋은지 탯줄 잘 잘리더라. 곱창처럼 잘 안잘린다고 하는 후기도 봤는데 매우 잘 잘린다. 집에 고기가위로 쓰고싶더라)


    고생한 와이프에게도 너무나도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임산부들에 비해서 짧은 진통시간에 출산을 마쳐서 힘들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세상에 힘들지 않은 출산이 어디있을 것이며, 짧은 진통 시간이 출산의 거룩함이 반감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맨날 침대 모서리에 발 찧어서 아프다고 찡찡거리더니 오히려 큰 일에 담대한 집사람이 참 멋지다.


    손가락 발가락 곧휴 모두 무사히 잘 달려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간호사 분들이 애기를 데리고 나가신다.

    한번 만져볼까 했는데, 세균이 득실득실한 손으로 만져도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사진 몇장 찍는걸로 만족했다.


    처음에는 짭프로 준비해서 동영상으로 탄생의 순간을 남겨볼까 했는데, 그럴 정신이 없었다.

    사진도 몇장 못 찍었고 동영상도 못 찍었고 지나고 보니 조금 아쉽긴 하다.




    체리 출산기

    되짚어보는 체리 출산기.

    와이프가 하도 쉽게 낳아서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순산 기운 받아가시라고... 생생한 후기를 들려줘서 그걸 요약해서 적어봤다.

    물론 와이프가 아기 낳은 운이 매우매우 좋긴 했다.

    무통주사의 위력이 있을 때 출산을 완료해서 아픔을 적게 느끼고 체리를 낳았다. 



    ¶ D - 14

    . 출산 2주전 병원에 갔을때 태동검사에서 이상한 시그널이 감지되었다.

    . 체리가 바닥을 보고 있진 않지만 내진 결과 자궁이 20% 정도 열려있다한다.

    . 언제 출산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고 긴장타고 있었다. 

    .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이대로 엄마 아빠가 되는건가...

    . But... 아무일 없이 2주의 시간이 흘러감.


    ¶ D - 7

    . 별 조짐이 없다.


    ¶ D - Day 09:00 AM

    . 태동검사에서 출산의 징후 포착되었다.

    . 한번 당한게 있어서 뭐 날짜 다 채우고 나오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 내진 결과 자궁이 30% 정도 열려있고 아래를 보고 있어 이제는 입원하자 한다.

    . 아직 못한게 많고 못먹은게 많은데...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오겠다고 말을 남기고 집으로 향한다.

    . 집에서 밥 차려먹고 한동안 먹지 못할 아이스크림과 이가 시릴 정도로 시원한 수박을 마음껏 먹는다.

    .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13시 퇴근하신다 하니 마음이 점점 급해진다.


    ¶ D - Day 11:50 AM

    . 병원 도착.

    . 마취과 선생님이 퇴근하시면 무통주사도 못맞고 고통을 온몸으로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 맞춰서 도착했다.

    . 피뽑고 원무과에서 간단한 서류들을 주욱 작성하면 입원 수속 완료


    ¶ D - Day 12:05 PM

    . 입원실 입실

    . 요즘은 가족 입원실이라서 수술실같이 무서운 분위기도 아니고 TV도 있다.

    . 배에 붙여놓은 센서를 통해 체리의 심박수 소리가 들린다.

    . 왠지 심박측정기에서 들리는 메트로놈 박자가 사람을 점점 더 긴장되게 만드는 것 같다.


    ¶ D - Day 12:15 PM

    . 마취과 선생님이 오셨다.

    . 무통주사는 척추에 맞는 주사이다. 그래서 미리 무통약 투입관을 꽂는 시술을 해야하고 이건 전문의가 해야 한다.

    . 피부 마취주사를 맞고 척추에 주사바늘을 꽂는 시술을 한다. 

    . 평소같으면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겠지만 출산이라는 극한의 고통을 앞두고 척추주사쯤은 빨리 맞고싶다.


    ¶ D - Day 12:25 PM

    . 관장을 한다. 

    . 5분 참으라 하는데 4분 참았다. 상당히 많이 참았다.


    ¶ D - Day 12:30 PM

    . 간호사가 들어와서 링거를 통해서 분만촉진제를 투입한다.

    . 배가 이제 부터 아파와야 한다. 주기적으로 간호사가 들어오며 상태를 체크한다.

    . 남편은 옆에서 아기 심박수를 체크해 줘야한다. 호흡이 불안정해지면 아기 심박수도 떨어진다.


    ¶ D - Day 13:10 PM

    양수가 터졌다. 화장실 가고싶은건줄 알았는데, 화장실 가려 일어나니 주르륵 흐른다.

    . 만약 집에서 터졌으면 어쩔뻔 했을까 아찔한 생각이 든다.

    . 간호사들이 와서 침착하게 조치를 해 주고 주사(항생제)도 놓아준다.

    . 이제부터 진통이 점차 시작된다. 


    ¶ D - Day 14:15 PM

    . 진통주기가 거의 3분 안쪽으로 들어온 거 같다.

    . 너무 아파서 참다가 간호사에게 무통주사를 요청했다.

    . 바로 주사를 맞고 진통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진통이 느껴지긴 한다.

    . 약기운 탓인지 약간 몽롱하게 졸린 상태라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면서 거의 1시간을 보냈다.


    ¶ D - Day 15:25 PM

    . 간호사가 내진을 하고 100% 열렸다고 분만을 시작하자고 했다.

    . 남편은 쫒겨난다. (이건 산모의 선택.. 내보내던지 같이있던지...)

    . 힘 주기 시작하기 전에 소변줄을 꽂아서 방광을 비워낸다. 아기가 편하게 나오기 위함이라고 한다.

    . 이제 간호사의 구령에 따라 호흡을 하고 배에 힘을 준다. 

    . 제대로 못하면 간호사가 엄하게 꾸짖는다. 애기가 힘들어한다고 산모님 똑바로 하시라고.

    . 호흡하는방법은 미리 연습할 필요가 없다. 간호사한테 혼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다.


    ¶ D - Day 15:36 PM

    . 의사를 호출한다. 의사가 와야 회음부 절개도 되고 아기를 받을 수 있다.

    . 간호사가 배를 살짝 누르며 아기가 밑으로 내려가도록 도와준다. 

    . 무통이 남아 있어 크게 아픈 느낌 없이 힘을 주었다.

    . 산도에 아기가 끼이니 응아가 나오는 느낌이 든다. 응아 나오는 느낌으로 힘을 주면 된다.


    ¶ D - Day 15:44 PM

    . 체리가 나왔다.

    . 무통 주사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 아이가 나오는 느낌도 없이 출산을 했다. 그래서 간호사가 힘 그만주라고 말할 때 까지 애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힘을 주고 있었다.

    . 남편을 불러들인다. 그리고 탯줄을 자른다.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곧휴 확인하고 시간을 불러준다.

    . 뱃속에서 저렇게 못 울어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을 정도로 체리가 우렁차게 울어재낀다.

    . 간호사가 엄마한테 안겨주고 젖도 한번 물려본다. 물론 잘 물진 못하지만 입에 젖이 닿으니 감쪽같이 울음을 그치고 입을 오물거린다.

    . 지가 팔을 휘적거리다가 얼굴을 때리고 빽빽거리고 운다.

    . 천으로 포박하듯 감싸니 오히려 편안한 듯 울음을 그친다.

    . 간호사가 아기를 밖으로 데려나가고 후조치를 한다.


    ¶ D - Day 16:10 PM

    . 깨끗하게 씻긴 아기를 보여준다.

    . 혹시나 뭐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바로 확인시켜준다.

    . 이놈이 벌써 한쪽 눈을 뜨고 아빠를 쳐다본다. 

    . 매우 기특하다.


    ¶ D - Day 16:30 PM

    .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왔다.

    . 이제 마취가 풀리고 고통이 점점 찾아오긴 하지만 드디어 끝났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 하나를 더 맞이하게 되었다.

    남들은 몇시간에서 몇일씩 걸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착해서인지 산모의 능력이 출중해서 그런지 몰라도 참 빨리 낳았다.


    체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삼촌 외삼촌 큰이모할머니 증조외할머니 등등 모두 너무나도 기뻐한다.

    새로운 아이가 집에 들어오자 가족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비친다. 체리는 존재만으로도 그런 아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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