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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50일 아기 셀프 촬영, 육아휴직의 끝
    Day by day/육아 Diary 2018. 8. 3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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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 한달 그 고난의 시간


    요즘은 일가정 양립 관련해서 국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특히 우리 회사에서 애 낳은 가정에 한달동안 아빠의 육아휴직을 지원하고 있다. 거의 강제라서 오히려 눈치 안보고 쓸 수 있다는 장점까지...

    그 한달간 어마어마하게 많은걸 느끼고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먼저. 이 땅에 먼저 아이를 낳고 길러온 그 모든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다들 이 힘들고 어려운 과정들을 잘 이겨내고 핏덩이를 인간구실 하도록 길러내었다니...

    첫 조리원 퇴소 후 내생에 가장 긴 밤을 보내었던 것 같다. 군대 불침번은 이거 끝나면 자러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육아는 그게 아니다. 얘가 자야 내가 잘 수 있는거고 얘는 또 언제 일어날 지 모른다. 게다가 목을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는 혹시 구토로 인해서 질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잠잘때 늘 두려웠었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지치지도 않고 밤새 보채고 울어대는 체리 덕분에 수면부족과 만성피로를 달고 살았다. 그렇다고 낮에 잘 수 있는것도 아니고...


    50일 전 까지의 밤잠이 대충 이러했다. 

    저녁 9시쯤 수유를 하고 1~2시간 걸려 겨우 아기를 침대에 눕힌다. 잘 자면 다행이지만 두세번의 시행착오는 기본이다. 

    찡얼거리는 소리에 부시시 일어나서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난 뒤에 아기 얼굴을 바라본다. 검은 눈동자가 초롱거리다가 갑자기 인상이 오만상 찌푸려지고 몸을 비틀기 시작하면 세상에 느껴보지 못한 공포가 밀려온다. 

    이때부터 시작이다. 울고 또 울고 자지러지게 울고 목이 갈라지고 쉬어도 울고 잠시 숨고르기 후 또 운다.

    답답한 마음에 아기를 들쳐안고 짐볼을 타며 휴대폰으로 인터넷 까페에 도움을 구해본다. 

    배앓이 영아산통 같은 교과서적인 답변만 적혀있지만 읽고 또 읽는다. 결론은 시간이 답이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뿐.

    비몽사몽간에 두어시간 아기를 달래다보면 사고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괜히 아기를 낳았나...?"

    "갖다버리고 싶다."

    "때리면 말 좀 들으려나...?"

    내자식이 이런데 어린이집 교사가 왜 애를 때렸을까 하는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건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겠지만...

    이렇게 두어번 반복하면 어렴풋이 해가 뜨기 시작한다.

    피로는 전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또 전쟁같은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패턴이 50일 전까지는 계속되었다.

    우리 부부 둘이서 참 많이 머리 싸매고 이것저것 고민하면서 아이를 돌봤다.

    신생아 한정이겠지만 육아의 가치에 대해서 참 크게 느껴지는 한달이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조금이라도 더 힘을 보태주고 싶기도 했다.


    내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할 즈음 생후 50일의 기적은 일어나긴 했다.

    아직까지 밤수유를 해야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 진 상태로 복직을 하니 조금 견딜만 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한 3박 4일


    멀리 계셔서 한번도 체리를 안아보지 못하셨던 장인/장모님이 오셨다.

    50일 되기 직전의 3박4일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보내게 된 것이다.

    두분도 모두 첫 손주라 그런지 너무나도 예뻐하시고 어마어마한 에너지로 아이와 놀아주셨다.

    아직 애기가 낯가림을 할 때가 아니라서 처음 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품에서도 잘 안겨서 놀고 덕분에 우리 부부는 자유를 얻었다.


    애 낳고 난 이후로 둘이서 애를 보느라 보지 못했던 영화도 보고..(신과함께2 천만에 두자리 보탰다.)

    밖에 나가서 외식이라는것도 했다. 음식맛이 예전만 못해져서 실망아닌 실망을 했지만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마음이 급해서 까페라는 곳을 가진 못했지만 테이크아웃 음식점에서 커피도 한잔 사서 돌아오는 길에 마시는 사치도 부렸다.

    이런것이 소확행이라는건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오시고 우리 체리에게는 아주아주 큰 변화가 몇가지 있었다.

    1. 낮잠을 혼자 누워서 잔다는 것.

    2. 밤에 7시간 이상 통잠을 잔다.

    물론 이걸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간동안 아기를 어마어마하게 괴롭혀야 한다. 잘 울고 잘 놀고 잘 싸고 하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봐줘야한다.

    에너제틱하고 파워풀한 우리 장인장모님은 아기가 깨어있는 내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아기에게 이야기하고 눈맞추고 안아주고 또 울리고 달래주고

    계속해서 환경을 바꿔줘서 아기가 실컷 놀고 관심을 받으며 피곤해 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그리고 아기가 좋아하는 백색소음 (우리 체리의 경우에는 드라이기 소리 최애한다)을 찾아내어 낮잠시간동안 틀어주고...


    그 결과 위의 두가지 큰 변화가 생긴것이다.

    물론 지금 밤에 7시간 안잔다. 우리는 에너제틱하지 못하고 방전된 상태라 적당히 놀아주기 때문에 4~5시간 정도 자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요령이 없어서 맨날 힘들게 하던 것들을 장모님 장인어른은 예전 기억을 끄집어내서 아주 쉽게 하신 느낌이다.

    방법 전수를 해 주고 가셔서 한결 나아진 육아를 하고 있다.

    아마 50일의 기적은 장인장모님께서 선물해주고 가신게 아닌가 싶다.



    50일 아기. 셀프 50일 촬영

    아기가 어렸을 때 사진을 많이 남겨두려고 한다. 그래서 일상 사진도 어마어마하게 찍는 편인데, 그래도 뭔가 각 잡고 찍어야 될 필요성이 느껴져서 집에 셋팅을 해서 셀프촬영이라는걸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돈주고 하는게 낫다. 너무나도 힘들다.

    일단 결과물부터...

    인터넷에서 셀프웨딩 찍은 사진을 보고 여러가지 컨셉을 고민하다가 결과적으로 건진다고 건진 최종 5가지.

    물론 아직 귀찮아서 보정도 안한 상태다...

    일단 집에서 아기 셀프 촬영을 하려면 참 힘들다는게... 

    아기가 잘 안웃는다. 웃겨서 예쁘게 찍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난다. 
    물론 돈주고 찍는 스튜디오도 울고 불고 난리가 나지만 그분들은 나름의 스킬로 짧은순간 웃기고 그걸 카메라에 담는다.

    짧은순간 웃기 때문에 카메라가 참 중요하다. 초점 잘 잡고 연사 뽷 뽷 뽷 되서 잠깐 웃는 그 순간을 캐치해야하는데...
    우리집 미러리스로는 어째 잘 안맞는 느낌이다. 소니 A5100+시그마30F1.4 렌즈를 사용해서 최대한 밝게 찍으려했음에도 초점이 안맞거나 뭉개진다.
    물론 조명도 안받혀주는 것도 큰 문제점 중 하나 일 듯.
    집에 달려있는 형광등과 흐렸던 50일 날의 날씨도 ㅠㅠ
    스튜디오에 가면 이런 변수들을 모두 제어할 수 있지만 집에서 찍으니 아쉬움 투성이다.

    소품. 소품이 중요하다.
    제일 첫 컷에 집에 있는 책 중에 상당수를 꺼내서 셋팅하고 사진찍고 다시 책장에 갖다놓고... 보통일이 아니더라.
    그래도 다 찍고 보니 다리에 튀어나와있는 기저귀... ㅠㅠ 물론 포샵으로 작업해서 저정도는 어떻게 지워도 되겠지만 찍을땐 미처 생각 못했다.
    아직 50일 아기라 가진 옷이 평상복밖에 없어 예쁜 옷도 따로 없다.
    그냥 집에 있는 갖가지 소품들을 다 꺼내서 찍어봤는데, 통일감이 없어서 좀 난잡한 느낌도 나고... 뭔가 몇프로 부족한 느낌.

    그래도 좋았던 건 힘들어도 그래도 부족해 보여도 건졌다는거. 

    이거 찍고 스튜디오 촬영도 따로 했다. 전문가의 손길이 들어가니 참 사진도 예쁘게 잘 나오더라. 그래서 우리 체리는 50일 사진을 엄빠버젼과 전문가버젼 두가지를 모두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고생이었지만 나중에 보면 엄빠버젼도 왠지 정감가고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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